专辑简介“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 5월의 심상
긴긴 시간을 넘어 자리한 ‘Only You’

벌써 다섯 번째 곡이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수상한 커튼은 한 달에 한 곡씩 계속해서 싱글을 만들어내고 있다. 재미있는 건 한 사람의 감정 상태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를 매 달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상한 커튼은 2015년의 시작과 동시에 “수상한 커튼의 일 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계절’, ‘그 시간’의 감정과 이야기를 한 해의 흐름에 맞춰 전하는 프로젝트로 수상한 커튼이 느끼는 시의적인 심상이 프로젝트의 중심에 놓인다.

수상한 커튼이 실제 자신의 상황을 곡으로 만들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의 싱글들을 쭉 이어보면 일련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1월 ‘그녀에게’에서는 가상의 대상과의 사랑을 노래했으며, 2월 ‘너를 사랑해’에서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 내어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3월 ‘좋은 계절’에서는 다시 사랑이 찾아오고, 4월 ‘잘 지내나요’에서는 아직 떠나지 못한 지난 감정들을 추억한다. 현재까지 수상한 커튼의 일년 프로젝트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지난 감정들을 정리해 가는 과정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5월의 끝에서 이어지는 수상한 커튼의 스토리는 ‘Only You’, 단 하나의 사랑이다. ‘긴긴 시간을 넘어 내 앞에 그대가 온리유’라는 가사는 지난 감정들이 추억으로 정리되고 한 사람에 대한 감정이 극대화 되어 가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리고 전에 없던 밝은 가사와 사운드는 지난 4개의 싱글들이 오버랩되며 감정을 이입시킨다.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의 ‘Dreams’를 듣는 듯한 몽환적인 흥겨움이 이 곡의 가장 큰 특징이다. 징글쟁글 반복되는 기타 사운드가 점점 고조되며 마음을 들뜨게 하고, 수상한 커튼의 절제된 보컬은 록 사운드 안에서 기타와 어울리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이전에도 모던록 사운드를 소화해 온 그녀이지만 이 곡처럼 밝은 느낌에 이렇게 잘 어울릴 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일련의 스토리를 그리고 나니 다음 달, 또 다음 달 접하게 될 수상한 커튼의 싱글들이 더 기대된다. 남은 7개월 동안 지금의 사랑의 감정은 지속될 수 있을까? (글/대중음악 평론가 이용지)